세월의 향기, 그의 향기. 배우 주진모의 향기
* 구성_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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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鎮模 ๑۩۞۩๑ JOO Jin MO ๑۩۞۩๑ 주진모 ๑۩۞۩๑ チュ・ジンモ(朱鎮模中文網 - 模幻城堡 모환성보 http://joojinmo13.com 已正式成立8週年): Magazine - PREMIERE NO.67
朱鎮模 ๑۩۞۩๑ JOO Jin MO ๑۩۞۩๑ 주진모 ๑۩۞۩๑ チュ・ジンモ(朱鎮模中文網 - 模幻城堡 모환성보 http://joojinmo13.com 已正式成立8週年): Magazine - 엘르(ELLE) 2009년 12월호
| 스페셜 전체 제목, 아 2008년에 이 배우들 없었으면, 안 그래도 숏같은 현실 진짜 지랄같았겠구나. 동의하지? 인정하지? 2008년 가장 통쾌한 한 순간을 보여준 배우들, 조아조아, 멋져멋져 |
| <쌍화점> 주진모 |
| 그런데 이번엔 반대가 된 거 같다. <사랑>에선 보스를 배신하고, <쌍화점>에선 사랑을 좇아 떠난 이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배우 입장에선 사실 <사랑> 때 이렇기 때문에 <쌍화점> 땐 이렇게 했다 그런 건 전혀 없다. <사랑>이라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꽂힌다’ 그러잖아 흔히. 그 인물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 없다라는 것만 보고. 내가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보인다. 처음에 읽었을 때 그 감정대로 간 거였다. 인호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내 스스로가 뭐랄까. 남자 배우라면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 장르라고 얘기도 하잖아. 사실 그 인호라는 친구가 내가 여태까지 꿈꿔왔던,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겪었던 직간접적인 경험담과 비슷하게 얘기가 되니까. 인호라는 친구가 내가 되어 있더라. 그렇게 의도적이고, 계산적인 거 없이 표현했던 거였고. <쌍화점>은 <쌍화점>대로 왕으로서. 읽으면서 그 안에 들어가 버린 거지. 근데 그 전에 인호라는 인물은 다 털고 왔으니까. 그렇게 연결되는 부분은 전혀 예상도 못했고 생각도 못 했다. 근데 그렇게 보일 수는 있을 것 같다. <사랑> 시나리오를 일컬어 ‘올인’이라는 표현을 했던데. 내 것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그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던 거잖아. 그런데 <쌍화점> 시나리오를 보고 나선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다.그 고민이 뭐냐면 워낙 <사랑>의 인호라는 캐릭터는 한 여자를 위해서 몸 바치는 놈이잖아. 어찌 보면 지극히 단순한 사람이지만 그 뚝배기 같은 마음이 관객들한테 전달되면 관객들도 동요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의 목표만 두고 간 거였지. 그에 비해 <쌍화점> 시나리오에서 왕이라는 캐릭터는 단지 왕이라서 왕의 모습만 보여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왕 이면에 갖고 있는 그 사람의 심경 변화에 의해 드라마가 가게 되고, 상황이 전개되니까. 왕이 항상 발단의 시점이 돼서 사건을 저지르게 되잖아. 왕이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이 영화의 색깔이 확 틀려진다. 그 기준점을 먼저 잡는 게 왕이니까. 그거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지. 난 분명히 이렇게 해석하고,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연출자는 글은 이렇게 썼지만 난 이런 뜻이야 라고 했을 때 그 간극이 생기면 촬영 못하는 거다. 그렇게 맞춰 가는 게 가장 고민이었고 힘든 부분이었다. 그간 영화에 등장하던 왕의 캐릭터와는 조금 달랐다. 홍림이를 향한 왕의 마음에 측은한 감정까지 들더라. 참 희한한 게 시나리오 읽은 사람들 모니터 해보면 왕이라는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해석한 경우의 대부분이 다 여자들이다. 남자들이 읽었을 때 왕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다르다. 제작발표회 할 때부터 감독님이 ‘왕은 동성애자입니다’라고 오픈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왕은 중성적인 여러 감성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체로 여성적인 심리를 갖고 있는 친구라고 느껴지더라.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드는 거고. 또 그런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랑에 대한 표현을 반대로 할 수 있고. 시기와 질투도 할 수 있고. 그런 걸 또 대놓고 하지 못하고 숨어서 표현하잖아. 사실 남자들은 ‘너 왜 그랬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데 여자들은 안 그런다. 왕도 그런 심리를 가지고 간 거다. 그걸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습득할 때까지, 그 인물에 들어가기까지 정말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예전에 사랑을 하면서 내 입장만 생각했던 게 있다면 다시 한 번 뒤돌아 보게 되더라. 아 여자 입장에서는 나한테 이랬던 거였구나 난 왜 그 때 몰랐지? 이런 걸 알게 되기도 하고. 영화 찍을 때 그런 걸 많이 빌려와서 표현했다.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다고 하더라. 처음으로 탈모라는 것도 겪어봤다. 새치라는 것도 생겨보고. 몸으로 반응하는 건 처음 느껴 봤는데 어쨌든 그런 결과가 있기 때문에 영화 찍고 나서의 훈장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 지금은 다 나았으니까. 나와 친구처럼 지내는 장동건 씨 같은 경우도 <태극기 휘날리며> 찍을 때 굉장히 스트레스 받고 많이 힘들어서 원형탈모가 생겼었다. 내가 약도 발라주고 그랬거든. 그런 걸 회상하면 이만큼 애를 쓰고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지 않나 생각한다. 영화를 찍는다는 건 배우들에게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하지. 그런 부분에서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그럴까?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너무너무 힘들 땐 그런 순간이 있다. 일반인들은 영화 작업이 어렵다 하면 ‘얼마나 힘들기에?’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어느 작품이냐에 따라서 다르잖아. <쌍화점> 하며 너무 힘들었을 때 유하 감독님의 말이 귀에 확 들어왔다. “니가 고통스럽고 괴롭고 힘들어야 관객의 눈은 즐거워지는 거야. 그리고 니가 이만큼 했을 때 결과물은 니 손자 후손까지 다 볼 수 있는 거야. 단지 여기 며칠 몇 개월 고생한다 해서 그게 다가 아니라 나중을 생각해보자.” 정답인 거지. 내가 지금 이 고생으로 인해서 앞으로 더 편해질 수 있는 거고. 앞으로 더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건데. 여기서 내가 조금 나태해지고 풀어지면 그에 대한 결과는 나한테 고스란히 오는 거니까. 그걸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영화가 그렇게 하고 싶어도 안 시켜 줄 때가 있었잖아. 그걸 생각하면서 맞아. 그래. 다시 또 하게 되고 그랬던 거지. |
| 그런데 주진모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데뷔 초에도 쉽게 가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때는 자존심이 있었다. 아집이지. 매니지먼트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그런 거. 그 당시 20대 때 ‘난 배우로 갈 거야’란 마인드가 좀 있었다. 만약 스타성만 생각하고 갔으면 그 쪽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또 그 당시에 동경해 왔던 선배들이 ‘작품성’ 위주의 라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때 스스로 아직은 내가 연기자로 자격이 없다 느꼈기 때문에. 난 아직까지 배워야 돼. 겪어보고 경험을 해봐야 돼 란 생각이었다. 스스로가 너무 불안한 거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새로운 경험을 빨리빨리 체득해서 ‘영화 배우 선수’란 얘길 들어야 되는데 아직까지도 그만큼 인정을 못 받는다는 건 내가 부족하다는 거니까. 그래서 좀 더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캐릭터들로 가게 된 거다. 보통 20대에는 자기에 취하기 십상인데?어렸을 때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웃음) 난 지금도 그렇다. 난 아직도 부족해. 아직도 배고파. 또 어떤 걸 받아들여야 되지? 계속, 끊임없이 그래야 될 거 같다. 내가 지친다고 느낄 때 또 어떤 사람들을 통해 자극을 받아 다시 일어서야 되고. 사람마다 방향이나 생각하는 게 틀리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예전에 버림받았던 배우에서 다시 살아 남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 매번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말인데. 어쨌든 예전에 그런 걸로 인해서 상처 아닌 상처도 받고, 자존심도 다 상해보고. 그래서 배우, 스타 폼 잡는 게 다가 아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된 거지. 배우에게 정체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 최대의 적이지. 중요한 건 용기인 거 같다. 나 자신을 깨지 않으면 노력한다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가령 이건 좀 비하적인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뜻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특히 여배우들 같은 경우 용기가 없어서 그 자리에 머무는 배우들이 있거든. 근데 그걸 깨고 나온 배우들은 두드러지게 나온다. ‘여배우’ 하면 ‘전도연’ 하고 나오잖아. 그렇게 나오는 케이스에 이어가는 배우가 없다라는 건 그 틀을 깰 용기가 없다는 거거든. 사실 <쌍화점> 왕후 역할 캐스팅은 시나리오를 본 여자 배우들이 ‘허걱’하고 용기가 없어서 안 되는 거였다. 용기라는 건 그런 부분에 준하는 얘기도 되고. 주진모에게 정체의 순간은 없었나? 스스로를 답습하게 되는. 처음으로 일 년에 한 세 작품을 해본 적이 있는데. 우선 사람이 몸이 지치면 정신적으로 생각을 못 하니까 기계적으로 될 수 밖에 없더라. 근데 그건 나만 아는 거지 보는 이들은 모른다. 스스로가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 그래서 마음 속으로 다짐한 게 아직까지 내 혼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건 하지 말자는 거였다. 아직까지 그런 방법론을 터득하지 못해서 그런지 어쨌든 난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진정성이 안 느껴지면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 같다. 날 보는 수백 만 수천 만의 시청자나 관객들이 사기를 당하는 그런 기분까지 들 정도로. 참 아이러니한 게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관객을 속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 거짓을 말하는 거지만 그 순간, 카메라 앞에서 선 스스로가 진정성이 있다라고 느끼는 부분일 거다. 예를 들어 아주 간단하게 ‘너 울어. 울어. 울어.’ 이러다 ‘울라고!!’ 윽박지르는 거에 놀라서 우는 거랑. 표현 자체를 ‘진모 씨. 예전에 여자 친구랑 이럴 때 이런 마음이 있었잖아. 근데 그 느낌이 어땠어.’ 그걸 회상하며 울지만 얼굴은 웃고 있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까?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58호(1.1~15)에서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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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진 모> 자신을 믿어보기로 하다 <미녀는 괴로워>(06)와 <사랑>(07)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달콤한 제안들을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배우는 한 곳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전작의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은, 배우의 자존심이죠. 하하.” 사실 주진모는 <사랑>을 찍을 때부터 이미 마음에 둔 영화가 있었다. 유하 감독의 <쌍화점>이었다. 무사 홍림엔 일찌감치 조인성이 결정된 상태였다. “그럼 왕은 누가 할지 궁금하던 차에, 유하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보내셨어요. 내게 맞도록 각색한 뒤 주셨다는데, 읽으면서 깜짝 놀랐죠.” 절대 권력의 왕좌에 있지만 아무 것도 소유하지 못하는 가련한 왕.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왕이었다. “어렵고 난해한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확 끌리더라고요. 뛰어들면 후회할 일은 없겠다, 모험을 걸어볼 만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죠.” 우선 자신을 선택한 유하 감독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싶었다. 아니, 기대치의 두 배를 보여줘 감독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을 믿어보기로 했다. |
12월: <쌍화점><이스턴 프로미스><벼랑 위에 포뇨> 등
2008.11.18 / 온라인 편집부
12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동성애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한 유하 감독의 <쌍화점>을 시작으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로미스>,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 등 스타 감독들이 귀환한다.
‘왕의 남자’ 조인성의 첫 사극 도전
<쌍화점> 감독 유하 | 출연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 12월 30일
오래 기다렸다. 조인성이 드디어 금의환향한다. 2년 전 <비열한 거리>를 통해 ‘배우’로 거듭났던 조인성이 유하 감독과 다시 만났다. <쌍화점>은 ‘남녀상열지사’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고려가요에서 제목을 따온 만큼 사랑과 배신에 대한 이 시대 가장 강렬한 사극을 예감케 한다. 출발은 원나라 배척운동을 주도한 공민왕(주진모)과 친위부대 ‘자제위’에 관한 기록에서 비롯됐다. <쌍화점>은 여기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36인의 미소년 친위부대 ‘건룡위’의 우두머리 홍림(조인성)과 총애했던 홍림의 배신에 치를 떠는 공민왕, 그리고 두 매력남 사이에서 갈등하는 ‘팜므파탈’ 왕비(송지효)의 위태로운 관계를 격정적으로 묘사한다. 특히나 야사(野史)에 집권 후기 문란한 사생활과 동성애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공민왕을 주인공으로 삼은 탓에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 연기에 대한 소문이 양산된 바 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로 이어지며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주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유하 감독의 사극 도전이라는 점이다. 드라마의 서사를 강조해왔던 그가 80억의 대작 사극을 어떻게 요리해냈을지, 또 조인성의 성장을 어떻게 조련해냈는지에 대한 결과는 2008년의 끝자락에 확인할 수 있다. 하성태 기자
UP
관심의 초점은 언니들의 로망에서 배우로 거듭난 조인성. 2년이 넘는 동안 조인성의 스타성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대작 사극 <쌍화점>은 그의 티켓파워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DOWN
관심도, 소문도 참 많았다. 동성애는 물론이요, 송지효의 노출, 촬영장 사고, 마케팅 교체 등 최근 <쌍화점>만큼 영화계 내부에서 시끌벅적했던 영화도 드물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은 기우이길.
이 사람, 아주 많이 ‘뜰’ 줄 알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잠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곤 최근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무척이나 잘생긴 배우로 기억했던 주진모다. 그런데 이 사람, 무척이나 속이 깊다. 어느새 성숙한 배우가 된 주진모.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로 돌아온 그를 <무비위크>가 만났다. |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2001년 <와니와 준하> 이후 약간의 공백이 있다. 3년 정도 쉬었다. <발해>라는 작품을 기다리다 무산됐었다. 그 후에 이왕 이렇게 쉬는 거 아예 쉬자고 생각했다. 당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여유를 가지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졌던 것 같다. 그때가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그 시기에 사랑하던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헤어지게 됐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이야기, 그거 맞는 말인 것 같다. 일적인 면에서도 사람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최근 작품들을 보면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점이 보인다. (황)정민이 형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슛 들어갈 때만큼은 진실이라 생각해라”고 했던 것. 과거에는 연출자가 요구하는 방향만을 좇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생각했던 걸 말하지 않고서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분명 예전 방식보다 힘들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게, 또 결과를 봤을 때 나 스스로도 만족스럽다.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이하 <퍼즐>) 때도 그랬고, <미녀는 괴로워> 감독님도 흐뭇해 한다. <퍼즐> 기자회견 때 “혼자 하는 영화였으면 안 했을 것”이란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내 입장에 대해서 말한 것이였다. 나에겐 혼자 해서 책임감을 짊어질 수 있는, 아직 그럴 만큼의 인지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배우 주진모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큰 흥행을 바랐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이런 인터뷰 자리에도 없었을 거다. <퍼즐>은 18억 원의 순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다.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와도 차이가 있다. 요즘 시스템에선 하지 못할 일을 한 것 같다. 현장도 생동감 있게 잘 진행됐다. 제작비 여건상 총 30회 촬영횟수라는 제한이 오히려 배우들의 호흡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긴장감을 가진 채 작업에 임하게 한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한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 좀 하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나도 한 3년 동안 배우 생활 안 했었지 않나. 그러다 다시 일할 때의 느낌, 무척이나 버겁고 적응하기 힘들었다. (홍)석천 선배, (김)현성이, (박)준석이 같은 경우 세 명의 입장이 비슷한 것처럼 보였다. 석천이 형의 경우는 커밍아웃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이 눈에 다 있더라. 현성이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후 활동이 조금 뜸했었다. 준석이도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전환점이 될 작품이라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았다. 내가 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건 함께 호흡할 수 있게끔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앞에 두고 보니 무척이나 잘생겼다. 그런데 배우로선 그 외모가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말이니 말이지만 들어오는 역할이 한정되는 느낌이 들었었다. 흥행성이 있는 작품일지라도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조금 정돈되고 틀에 박힌 역할이 많았던 것 같다. 아직도 그런 편이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를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예전엔 이런 부분이 참 힘들었다. 과거에는 외모적인 것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지만, 사실 지금은 그런 것에 별로 신경 안 쓴다. 내가 맡은 역할이 관객 혹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이상은 없는 것 같다. 올해는 참 바쁜 해다. 영화 2편에 드라마까지 하니 말이다. 드라마 이야기 좀 해달라. <게임의 여왕>이란 드라마다. 이보영이 함께 출연한다. <불새>의 이유진 작가가 각본을 쓰는데, 트렌디 드라마라기보다는 정통 드라마에 더 가깝다. 얼마 전 뉴질랜드 촬영분량을 마치고 돌아왔다. 드라마의 경우도 극장에서 보지 못한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라 생각한다. 요즘 이 작품에 의욕이 불타고 있다.(웃음) 남의 인생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작년에 점을 봤다. ‘신점’이라 부르는 것 말이다. 점쟁이가 나에게 “당신은 그 고집 때문에 못 큰 거야”라고 말했다. (이 작품이 뜰 것 같으니 이거 하자는 식의 조언들을 포함한) 남 말을 왜 안 들어서 갈 길을 막느냐고. 그가 말하길, 앞으로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려면 실존 인물을 대신 표현해보라고 하더라. 꼭 그 말을 들어서라기보다는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는 작품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 과거에 <샤인>이란 영화를 너무 좋게 봤었다. 그런 작품을 하게 되면 진짜 마음속에서 생각했던 것에 제대로 빠져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현재의 삶에 대해 간략히 말해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여러 장르, 분야의 작품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 배우는 어떤 기회로 한 계단 올라서게 되면 역할이 한정되는 경우가 있으니까. 멜로, 누아르뿐만 아니라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역할들을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물론 경제적으론 좀 힘들지만 말이다. 하하. 그리고 진짜 예쁜 사랑도 하고 싶다. |
<라이어>에서 주진모는 언제 터질까 조마조마하며 부는 풍선껌처럼, 수습할 수 없는 거짓말을 걷잡을 수 없이 늘어 놓는 정만철 역을 맡았다.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무궁무진한 거짓말을 끝없이 뱉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예전의 주진모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의 운명이란 얼마나 아이러니한 것인가. 간절한 소망과 우연한 기회의 엇갈림,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오늘이 될 미래. 군대 제대 후 막노동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도 보고, 도매업에 관심이 생겨 청계천에 가서 기계를 만져도 보고, 출판사 영업사원도 해 봤던 평범한 남자. 한때 공무원의 꿈을 안고 두달 동안 독서실에서 책만 보기도 했던 이 남자는 우연치 않은 기회로 전시회에 출품할 사진의 모델이 됐고, 그 사진을 본 광고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팅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누구랑 미팅이요? 여자들이요?” “여긴 ○○ 프로덕션인데 광고 미팅 좀 하려고요.” 얼떨결에 광고 촬영을 마친 후 손에 들어온 100만 원에 ‘아… 이거 짭짤하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사람, 바로 주진모다. 1999년 <댄스 댄스>로 영화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던 그는 어느덧 일곱 번째 영화를 찍고 30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야 자신의 중심을 찾게 됐다는, 연기자로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라는 주진모를 만났다. # 인터뷰 전날 <라이어>의 기자 시사회가 있었고 반응은 무척 좋았다. 주진모는 제작진과 술을 거나하게 걸쳤고, 오후 1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의 얼굴엔 덜 깬 취기와 함께 작품에 대한 만족감이 오버랩 되고 있었다. 그의 주목을 끈 것은 기자의 MP3 녹음기. 이게 뭐예요? 전 이런 것들 잘 몰라요. 아날로그 식이죠. 디지털화 되는 것에 대해 생체 리듬이 거부를 해요. 핸드폰도 걸고 받는 기능만 있는 게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하나에 몰입하면 그것만 바라보는 성격이거든요. 인터넷 하는 것보다는 책 읽는 게 좋아요. 요즘은 잘 안 읽지만. 책 읽을 때 빠지면 하루에 서너 권 씩 읽기도 하고, 편집증 같은 게 있어요. 낚시도 좋아해서 시즌 되면 한 달에 이틀 집에 들어가요. 한번 몰입하면 폭 빠져요. 배우라는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아요. 박카스 모델을 한 후 유인촌 선생님이 하시는 극단 유에 들어갔고, 주변의 멋진 선배들처럼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한번 마음먹으면 그것만 보고 달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후부터는 그것만 생각했죠. # 2001년 <와니와 준하>를 찍은 후 주진모에게는 3년의 공백기간이 있었다. <발해> <방아쇠> <빅하우스 닷컴> 등 그가 함께 하려던 영화들이 연거푸 제작 중단이 됐고, 소속 매니지먼트도 바꿔야 했다. KBS 드라마 <고독>(표민수 연출, 노희경 극본)을 놓친 것도 3년 간의 공백 기간 동안이었다. <고독>은 정말 출연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그 당시 제가 속했던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제작진끼리 말이 잘 안 통했나 봐요. 아쉽죠. 지금은 제가 원하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로 바꿨죠. 생각해 보면 지난 3년이 약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생각하는 폭도 넓어지고 여유롭고 침착해졌어요. 책임감도 많이 느껴지고 일하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되었어요. # 지난해 <때려!>(SBS)에서 이한새 역을 맡은 주진모를 보고 사람들은 말했다. “주진모가 진작 저랬어야 하지 않았나” “저렇게 귀엽고 인간적인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데 왜 이제까지 분위기 있는 역만 맡아온 걸까.” 김경형 감독님이 절 처음 보고 하신 말씀도 그랬어요. 저 또한 답답했던 부분이었죠. 대부분 이미지로만 가는 역할이었어요. 한번쯤 저도 다른 돌파구를 찾고 싶었지만, 전작들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비슷한 시나리오들이 들어왔어요. 전 제 색깔이 확고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양하게 가고 싶어요. 그게 연기자 아닌가요. # <때려!>를 촬영하는 동안 주진모는 너무 바빴다. 매니저의 차에서 새우잠을 청한 뒤 다시 촬영을 하는 일상이 계속됐고, 그런 그의 앞에 시나리오는 쌓여갔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 역시 <때려!> 속 주진모의 눈빛에 반했고, 그에게 시나리오를 내밀었다. 의외였죠. <라이어>의 시나리오를 보고 ‘이 역할은 차승원이나 임창정 같은 배우들에게 가있을 텐데 왜 나한테 왔지?’싶었어요.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물었죠. 왜 저였냐고. 김 감독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런 분들과 함께 하면 감독님의 몫이 없다고요. 저와 같이 해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다고요. 김 감독님 전작이 워낙 괜찮고, 씨앤필름도 탄탄하고, 대중 앞에 영화로 오랜만에 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어요. 스크린으로는 3년 만이니까 똑같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았어요. 남자답고 멋있는 역할도 있었지만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
# <라이어>는 인물 중심의 코미디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거짓말로 인물들은 모두 각자 다른 상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진모는 그 중심을 잡아야 했다. 차라리 <무사>처럼 몸이 힘든 게 낫지 머리가 아프니까 미치겠더라고요. 인물간의 관계 파악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은 부분 중 하나였어요. 예전에는 내 역할만 생각하면 됐지만, <라이어> 같은 경우는 상대 연기자의 분위기까지 받아들여야 했거든요. 어제 기자 시사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쑥스러우면서도 놀랐어요. ‘나한테도 저런 면이 있구나.’ 옛날에 연극 <라이어>는 본 적이 있지만, 이 영화 작업에 참여하고 난 뒤에는 일부러 연극을 안 봤어요. 연극을 보고 나면 잔상이 남고 따라하게 될까 봐서요. 연극과 바뀐 것들이 있죠. 신장원이나 만철과 상구가 옥신각신 하는 7:3, 6:4 같은 비율이요. # 주진모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들은 공형진과 임현식, 손현주다. 자율적인 연기에 익숙한 베테랑 셋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하지만 주진모는 날고 뛰는 개성파 배우들 사이에서 꿋꿋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처음에는 웅크린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어떤 틀에 갇힌 사람들과 연기했다면 저 또한 이렇게 풀어지지 못했을 거예요. 그분들이 벌려놓고 가니까 저 또한 여유로워졌죠. 배우들끼리 함께 상승세를 탔던 것 같아요. 배우들 간의 상승세가 없었다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을 뻔했어요. 시나리오를 보면 연극 대본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대로 갔으면 연극 무대를 카메라로 찍은 것밖에 안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거짓말하는 부분은 연극 톤으로 표현하고, 일상적인 부분에서는 리얼한 생활 연기를 했어요. 제 스스로가 너무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면 정만철은 정말 나쁜 놈이 되잖아요. 연극적인 연기와 생활 연기를 믹스시키는 게 포인트였죠. # <라이어>의 촬영 현장은 영화보다 더 웃긴 것으로 유명했다. 심지어 카메라 감독이 카메라를 켜 놓고 고개를 돌리고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너무 웃어서 누가 한번 웃으면 점심밥값 내기를 할 정도로 많이 웃었어요. 녹음하는 팀은 소리내면 안되잖아요. 심지어 녹음하는 애가 큭큭 거리고, 붐대 잡는 친구들도 고개 돌리고 있고. 형진이 형이 제 첫 번째 와이프 가슴 만지는 신에서는 너무 웃으니까 길게 찍은 다음에 안 웃은 부분만 커팅해서 집어 넣자고도 했어요. 현장이 좋으니 영화도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죠. 3∼4년 전에 인터뷰한 것 중에서 제가 가장 하고 싶지만 아직 할 시기가 아니라고 했던 장르가 코미디라고 한 적이 있어요. 기존에 우리 나라에서 히트한 영화들이 대부분 코미디죠. 하지만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많고, 보고 난 다음에 남는 게 없잖아요. <라이어>는 화려한 것들을 빼고 무척 절제했어요. 인물 간의 관계로 관객의 재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죠. # 대개 한 두 달 정도 예상보다 촬영 기간이 길어지는 게 보통인 충무로의 관례에서 <라이어>는 한 발자국 벗어나 있다. 마치 할리우드나 일본의 영화 제작 시스템처럼 정해진 시간 내에 촬영을 모두 마친 것. 39회 차의 촬영 스케줄을 단 한번도 어기지 않았던, 김경형 감독의 치밀한 프리 프로덕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중후반은 거의 세트 촬영이었죠. 한 달 반 동안 군대 생활하는 느낌이었어요. 항상 규칙적으로 아침 일곱 시에 기상해서 현장에 여덟 시 도착, 늦어도 밤 열 시 전에는 촬영을 끝냈거든요. 밤샘 촬영해서 지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어요. 영화에서 배우들이 지쳐 보이지 않고 계속 리듬을 탈 수 있었던 게 감독님이 그런 스케줄까지 조정했기 때문이에요. 집중력이 높아졌죠. 처음에는 김 감독님의 진면목을 몰라서 움츠려 있었던 것 같아요. 김 감독님은 배우들을 풀어놓는 듯하지만 모든 것을 다 컨트롤하는 똑똑한 분이세요. 배우를 확실히 믿고 가면서, 자기 계산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천재 같아요. # 정만철은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남자다. 도덕적으로 정말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런데 이 남자 왠지 귀엽다. 그 정만철이 되었던 주진모 역시 이전보다 훨씬 밝아진 모습이다.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그가 발랄하게 껌을 씹고, 깔고 앉은 공이 미끄러진다며 즐거워하고 있으니. 실제로 양다리 걸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지금 있으면 혼나죠. 지금 사귀는 친구를 만나기 한참 전에 한번 정도 그랬어요. 그런데 그건 양다리라고 볼 수도 없는 게 제가 좋아하는 친구는 내 마음을 안 받아 주고, 날 만나 주는 여자는 있었고. 마음은 저기 가 있는데 몸은 여기 있고. 하하. 아주 어렸을 때죠. 정만철은 실질적으로 보면 못된 사람이죠. 이 못된 놈을 영화에서까지 못되게 표현한다면 누가 재미있게 보겠어요. 만철에 대한 키 포인트는 ‘재미있고 귀엽게 보이자’였어요. 굉장히 머리 아팠다니까요. 사실 지금도 만철이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하루에 열 마디 이상 안 했는데, <라이어>하면서 표정도 밝아졌어요. # 박지윤과 공동 주연을 맡은 한중합작 드라마 <비천무>를 위해 주진모는 중국으로 떠났다. 자신에 대한 솔직한 성찰은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 열쇠다. 세탁은 했지만 다림질되지 않은, 닦긴 했지만 광 내지 않은, 자신감에 넘치지만 겸손한 모습. 주진모는 지금 행복하다. 예전에 받은 개런티에 비하면 2/3 밖에 받지 않았어요. 보통 개런티가 내려가지는 않잖아요. 제가 받은 개런티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리고 <라이어>를 통해 확실히 보여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젠 제 중심을 확실히 잡고 가게 됐어요. 때문에 여유 있어지고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죠. 이게 20대와 30대의 차이인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만철이가 한 말처럼 어떤 것도 부럽지 않아요. 지난 3년간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행복이죠. 여기서 더 행복해지려면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이제 돈만 벌면 되지 않을까요? 후후. |
| 10년 동안, 주진모는 영화잡지 표지 모델에서 번번이 까였다. ‘주진모는 아직 그런 짬밥이 안돼!’암암리에 들려오는 이유였다. 그는 고집스러울 만큼 각을 세우고 살았다. 안전한 작품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주진모’를‘배우’로 인정해 주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주진모는 스스로 달라졌다. 조바심 내지 않았다. <사랑>은 그런‘주진모’에게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에게 <사랑>은 바로‘올인’이다. |
| ALL IN LOVE 주진모 |
| <사랑> 주진모 우선, 캐스팅 얘기를 자세히 듣고 싶다. 흥미롭게도 장동건 씨가 연관돼 있더라. < 미녀는 괴로워>가 반응이 좋았던 때라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를‘고르고’있었다. ‘내 취향에 맞는 시나리오보다 이제는 대중적인 스타일의 시나리오를 골라야 되지 않을까’생각했다. 물론, <미녀는 괴로워>와 똑같은 스타일은 배제했다. 근데 마땅한 시나리오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그의 소속사이기도 한, ‘KM 컬쳐’)에서 준비하던 시나리오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종현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인데, 그 형도 김용화(<미녀는 괴로워>) 감독과 똑같은 시기에 알게 됐다. <미녀는 괴로워> 때와 같은, 말하자면 의리를 지키는 출연? (미소) 그러다 (장)동건 형이랑 친하니까, “오랜만에 밥이나 먹자”해서 형 집에서 밥을 같이 먹고 있었다. 밥은 직접 해 먹었나? (웃음) 아 니, 시켜 먹고 있었지. 근데 식탁 위에 시나리오가 쌓여 있었다. 나한테 들어온 시나리오가 <미녀는 괴로워> 같은 로맨틱 코미디류였다면, 동건 형은 워낙 대스타니까 모든 장르의 시나리오가 다 들어와 있지 않았겠나. 사실 몇 년을 알고 지낸 사이지만, ‘형, 좋은 시나리오 있으면, 나한테 좀 보여줘’같은 얘기는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근데 그날은‘사랑’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가 눈에 탁 띄는 거다. 그래서 “형, 저 책은 뭐야?”하고 물었다. 형이“어, 곽경택 감독이 요번에 새로 준비하는 거야.”그러고서 형이 2초 정도 생각하더니“너 한번 읽어볼래? 너랑 잘 어울리겠다”하는 거다. 왠지 드라마틱하다. 내 가“형은 재밌게 봤어?”물으니까“어, 곽경택 감독이 <태풍> 이후에 새로운 마음으로, 대중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쓴 거 같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순간, “형, 읽어봐도 돼?”소리가 바로 튀어나왔다. “어, 읽어봐”해서 밥 먹다 말고 손에 잡았다. 형이 밥 다 먹고 설거지 하는 동안, 나는 머리 속에서 영화 한 편을 다 그리면서 읽었다. 혹시 그런 적 처음인가? (고 개를 끄덕이며) 작품에 그렇게 빠져보기는 처음이다. 시나리오를 덮는 순간, ‘아, 이건 내 건데, 이건 내가 해야 되는데, 너무 자신 있는데…’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에 정말 동화돼 있었다. 형한테“이거 누가 하기로 돼 있냐?”고 물었다. “내정돼 있는 배우가 있긴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얘기는 다 끝난 상황인 거 같다”고 하는 거다. 그런데도 집요하게 “그래도 계약서에 도장 찍은 건 아니지 않냐?”는 식으로 형한테 말했다. 결국 곽경택 감독한테 내 얘기가 전달됐다. 내정돼 있던 배우는 누구였나? 녹 음기 끄면 얘기하겠다. (웃음) 그러고 일주일 뒤, “다른 배우가 할 것 같다. 내일 모레 도장 찍기로 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하자”라는 답변이 왔다. 순간 하늘이 노래지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른 시나리오는 읽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마음 추스르려고 혼자 낚시를 갔었다. 한 이틀 정도 보냈는데, 참 이상했다. 뭐가? 낚 시 하면서도, ‘그 시나리오는 내건데, 내가 이렇게 쏠려 있는데, 누가 그만큼을 과연 뽑아낼 수 있을까’생각하면서 막 억울해 하고 있었다. 근데 이틀 뒤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켜니까 전화가 와 있었다. ‘<사랑> 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고, 매니저가‘빨리 오라’고 난리였다. 그래서 바로 짐 싸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만나서 얘기를 들으니까 원래 얘기 됐던 배우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못하게 됐다는 거다. 뭔가 감동적이다…. (웃음) 감 독님이 <사랑>은 멋 부리는 영화가 아니라 그만큼 열정이 있어야 풀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진모로 가!”했다는 거다. 다른 스태프들도‘의욕도 있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감독님 뵙자마자“고맙습니다. 저 내일부터 뭐하면 되죠?”했다. 사실 인터뷰라서 자세히 얘기하는 거지 캐스팅에 대해서 나도 감독님도 그 전 상황은 꺼내본 적이 없다. (중략) atyu.c |
| 곽경택 감독의 전작들 중에 혹시 캐스팅 때문에 접촉했던 작품은 없었나? 한번도 없었다. 왠지 의외다. <사랑>을 봤기 때문인지 곽경택 감독과 잘 맞는 배우 같은데. (웃음) 사 실‘곽씨 집안’과는 인연이 깊다. <해피엔드> 때 정지우 감독 와이프가 곽 감독님 동생분이지 않나. 그 분은 내가 다음에 했던 <와니와 준하> 때도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다 이번에 곽 감독님하고 작업하게 된 거고. <미녀는 괴로워> 때 김용화 감독이랑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형, 동생 사이가 돼서 정말 허물없이 얘기하다 보니 그만큼 디테일한 표정이 나왔었다. 근데 <사랑>은…. 그보다 더했던 건가? (웃음) 그치, <미녀는 괴로워> 때와 달리‘주진모’라는 인물이 중심이 돼 풀어가는 영화가 아닌가. 현장에서 정체되는 시간이 없었다. 워낙 감독님이 생각하는 거나 내가 생각하는 게 일치했기 때문이다. 신이 났다. 정말 신이 났다. 그래서 크랭크업 후에도, 촬영장에 또 가야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올인 했다고 할까. 내가 현재 갖고 있는 능력을 모두 뽑아내려고 한 거 같다. 영화 봤으니, 어떤 거 같나? 아… 음…. (웃음) 이전의‘주진모’라는 배우와는 많이 다르지 않았나? 진짜 이번 영화에선 그렇게 보였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주진모’라는 배우는 얼굴, 이미지로만 가는 배우가 아니라 정말 연기도 하는 배우, ‘주진모의 재발견’이면 좋겠다고 할까. 사실 나는 왜 남들이 바라고 동경하는 이미지로만 국한돼야 되는지, 계속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 근데 <사랑>에서‘인호’는 그런 동경상의 대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도, 편하게 다 바꿔 버렸다. ‘인호’가‘경호원’일 때 부분 말이다. 그 때조차도 멋있게 보이려고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맞다. 그거 느낄 수 있었다. (미소) 고맙다! (미소) (중략) 곽경택 감독은 남자 배우들에게서 뭔가 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걸까? (고개를 끄덕이며) 감독이 일부러 억지로 시키는 건 아니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먼저 작업했던 형들을 봤을 때도 느끼는 건데, 감독이 잘해주기도 하지만, 배우들 스스로의 노력도 분명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그 신의 상황적인 느낌만 간단히 얘기해 주고 배우에게 맡긴다. ‘레디, 액션!’, ‘컷’이런 것도 없다. 어떨 땐 필름이 돌고 있는 건지 어떤 건지도 모르는, 약간 멍한 상태에서‘오케이, 컷’한다. 정말 연기자로 하여금 피를 돌게 하는, 특이한 방식의 촬영을 하는 것 같다. 아, 그래서 김민준 씨도‘치유된 느낌’이라고 했나 보다. ‘주진모’는 <사랑>으로 적어도 스스로 확실히 변한 것 같다. 감 독을 정말 믿다 보니 생각하는 폭이 없어졌다. 그냥 아예 백지장 상태에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봤다.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 지켜보면 이 연기가 맞나 안 맞나 의심하게 되지 않나. 근데 이번엔 나를 의심하지 않았다. 의심하지 않으니까 표현하는 느낌도 달라지고, 인물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에 대한 걸림돌이 없어졌다. 그 정도까지였을 줄이야…. (웃음)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라 더 욕심이 생겨서 그랬던 것도 같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말했다. “네가 기존에 인상 팍 쓰고 하는, 마네킹 같은 표정은 이 영화에선 없을 거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연기 방식이라면, 지금부터 빨리 없애라”라고. 나도 시나리오 읽으면서 나를 바꿀 수 있겠구나, 라고 굳게 믿었다. 곽경택 감독과 술자리에서, 인간적으로도 친해진 건가? 어휴, 무지 오래 갈 것 같다. 무한 신뢰가 간다. 이쪽 업계는 무척 냉정하다. 오늘의 식구가 내일은 적이 될 수 있다. 근데 정말 믿을 수 있는, 또 한 명의 내 편을 만든 것 같다. (중략) 흥행대작인 <미녀는 괴로워> 이후 신작이긴 하지만, 지금‘주진모’는 흥행보단 평단의 반응에 마음이 온통 가 있겠다. 맞 다. 사실 흥행이 걱정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주진모라는 이름 앞에‘<사랑>의 주진모’라는 수식어가 붙여졌으면 좋겠다. 나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지고,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단, 내일 기자 시사회에서 영화 다시 보겠다.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29호(10.1~15)에서 확인해< |
曾拍攝電影:
2013年:《Friends 2》
2012年:《GABI》
2010年:《A Better Tomorrow》
2008年:《Frozen Flower》
2007年:《a Love》
2006年:《200 Pounds Beauty》
2006年:《Puzzle》
2004年:《Liar》
2001年:《Wanee & Junah》
2001年:《Musa》
2000年:《Real Fiction》
1999年:《Happy End》
1999年:《Dance Dance》
曾演出電視劇:
2016年:《拖行李箱的女人》
2013年:《奇皇后》
2013年:《花非花霧非霧》
2009年:《Dream》드림
2006年:《遊戲女王》
2005年:《Fashion 70's》
2004年:《飛天舞》
2003年:《打擊》
2000年:《生氣的面孔》
1999年:《悲傷誘惑》
曾演出音樂劇:
2015年:《Gone with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