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모의 순정
지금, 주진모가 화보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낡은 주택의 지붕 위에 덩그렇게 올라가 있다. 땅 위에 있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 보인다. 몇 달 전에 주진모는 박희순, 김소연과 함께한 장윤현 감독의 영화 <가비>의 촬영을 마쳤다. 아직 영화 홍보가 시작되기 전이니, 그로서는 모처럼 누리는 여백의 시간일 터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주진모는 맘 편히 휴식을 누릴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주진모의 다음 작품은 곽경택 감독의 <적>으로 예정되어 있다(상대 배우로는 차승원이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다시 지어도 제목은 <사랑>일 수밖에 없는 영화에서 만난 주진모와 곽경택 감독은 썩 어울리는 조합이다. 주진모는 곽경택 감독이 그리는 투박하고 무모하며 불안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남자다.
언젠가부터 영화에서 주진모는 요즘 세상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온도가 높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초기작인 영화 <해피엔드>나 드라마 <슬픈 유혹>에서 시작해서 드라마 <패션 70s>, 영화 <비천무> <사랑> <쌍화점>에 이르기까지 주진모가 연기한 인물들은 언제나 사랑 때문에 위험해지거나 피를 흘리고, 뜨거운 감정에 휩싸여 누가 봐도 성사되기 어려운 관계에 순정을 바친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건대, 이번에 찍은 영화 <가비>에서도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진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부터 영화에서 주진모는 요즘 세상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온도가 높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초기작인 영화 <해피엔드>나 드라마 <슬픈 유혹>에서 시작해서 드라마 <패션 70s>, 영화 <비천무> <사랑> <쌍화점>에 이르기까지 주진모가 연기한 인물들은 언제나 사랑 때문에 위험해지거나 피를 흘리고, 뜨거운 감정에 휩싸여 누가 봐도 성사되기 어려운 관계에 순정을 바친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건대, 이번에 찍은 영화 <가비>에서도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진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구식이다. 요즘은 아무도 그러한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인간적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진모의 표정은 세상의 트렌드에 맞춰 쿨하고 싶어서 잠시 묻어두고 지냈던 어떤 뜨거움을 불러낸다. 그리고 어쩌면 그건 인간 주진모가 사람을, 인생을, 그리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태평한 농담을 하며 인생을 즐길 만도 한데, 그에게서 여전히 갈증이 느껴지는 걸 보면 말이다. 기회만 오면 단번에 연소시켜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훈련하기. 그게 배우 주진모가 가진 순정이다.
오랜 취미가 낚시라고 들었다. 낚시를 해본 적이 있는데 시간도 잘 가지 않고, 심심하고, 재미를 잘 모르겠더라. 낚시할 때 누군가와 함께 가는 건 의미가 없다. 나는 혼자 간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다 보니 자기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의외로 없거든. 예전에는 낚시를 여유 시간에 재미로 했다면, 지금은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내가 의도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기분이 가라앉을 때 그냥 낚시 가방을 챙겨서 무작정 떠난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지만 낚시를 하러 온 건지, 생각을 하러 온 건 지 헷갈릴 정도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거다.
그러고 나면 뭔가 나아지나? 그렇게 며칠 밤을 보내고 철수하는 길에 돌아보면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런 부분에서 과욕을 부렸구나, 반성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낚시라는 취미가 나의 배우 생활에서 중요한 것 같다.
최근에 그런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낚시를 간 게 언제였나? 음, 얼마 전에 <가비>라는 영화를 찍었다. 그 영화를 찍는 도중에 갔다. 지방 촬영이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기가 싫은 날이 있었다.
장윤현 감독의 <가비>는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기대작이다. 촬영 중에 어떤 고민을 했나? 처음에 생각했던 거랑 다른 부분이 있기도 하고, 연기자는 누구나 작품을 하게 되면 자기 역할에 욕심을 내지 않나. 낚시를 다녀오고 나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좀 더 생각하고 이해하게 됐다.
고종 황제의 암살을 다루는 영화 <가비>에서 이중 스파이 역을 맡았다. 주인공이긴 하지만 일종의 악역이지 않나. 그렇지. 다른 캐릭터들은 실제로 존재한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인물이지만 내가 맡은 역할은 사실 허구의 인물이다. 허구의 인물이 실존했던 인물과 갈등을 빚고 문제를 일으키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니까 현실성 있게 연기하기 위해 에피소드나, 설정을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민을 되게 많이 한 작품 중 하나다.
어찌 됐든 이제 촬영이 끝났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비>가 흥행에 성공할 것 같나? 글쎄. 2~3년 전만 해도 크랭크업하고 나면 영화의 결과에 욕심을 많이 부렸다. 영화 홍보할 때부터 개봉할 때까지 관객 스코어를 확인하고 배우로서 나서0지 말아야 하는 부분에까지 개입하며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하지만 결과가 잘 나오든 덜 나오든 개인적인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이 각박해지고, 시야가 점점 더 좁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일단 촬영이 끝나면,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지지 말자, 생각한다. 어차피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작품이 유작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배우 생활을 해야 하니까, 마음을 좀 넓게 가지고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데 신경을 쓰고 싶더라.
배우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한 가지 이상의 의미는 찾아야 될 것 같다. 나는 연기할 때 일부러라도 단순하게 생각하려 애쓰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작품 할 때마다 내가 하는 생각은 딱 하나다. 이 작품에서 내가 맡은 인물은 무얼 위해서 살아가는가. 이번 영화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냉철한 인물이 사랑 하나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설계도를 그리다 보니까...
사랑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나? 그건 아니다. 잘 모르니까 하는 거겠지(웃음).
연애는? 연애가 끊긴 지 오래됐다. 물론 나도 연애를 해봤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더라. 사랑을 하면 할수록 또 다른 사랑을 그리워하고, 내가 찾던 사랑이 맞는 건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전작을 보면 사랑이라는 코드가 중요하게 작동하는 영화가 많다. 그게 좀 흥미로웠다. 사랑이라는 코드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맞을 수도 있고…(웃음). 나는 연기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을 때 나한테 확 와 닿는 것이 대부분 사랑이더라.
곽경택 감독과 함께한 영화 <사랑>은 물론이고, 배우 조인성과 동성애 연기를 한 <쌍화점>, 초기 작품인 <해피엔드> 역시 그랬다. 작품 속의 인물들이 무언가 선택하거나 행동하게 되는 원인이 결국은 사랑이었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해석할 때 사랑이라는 코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장에서도 어떤 장면을 찍다 보면 감독님이 예상하지 못한 감정의 코드들이 나오고,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인 반응이 나온다고 하더라. 나는 그런 게 참 좋다. <사랑>이라는 영화도 처음에는 좀 더 건조한 느낌의 시나리오였다. 곽경택 감독님이랑 현장에서 피 터지게 싸웠다. 어찌 됐든 내가 동요되지 않으면 연기를 못하기 때문에. <쌍화점> 찍을 때가 제일 고민이 많았다. 중반까지는 참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 마음이 이럴 수가 있구나,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했을 때 사람 마음이 이렇구나, 하는 걸 알게 되더라. 집착이나 애욕이 분노로, 증오로, 애증으로 흘러갈 수 있구나. 마음이 이렇게 변하는구나. 영화를 찍으면서 나 자신도 굉장히 많은 부분이 변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나 촬영장에서 고집이 센 편일 것 같다. 데뷔작인 <댄스 댄스>를 찍을 때는 하루에 한 번씩 감독에게 제안 혹은 협박(?)을 했다고 들었다. 보통 신인 배우일 때는 그러기 어렵지 않나? 그때 별명이 설정맨이었다(웃음). 현장에서 세팅을 다 해놓으면, 감독님이나 스태프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설정을 제안했다. 물론, 신인이라 말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계속 물어봤다. 이제는 나이를 먹은 만큼 연출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배가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배우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집은 자신감에서 나오나? 확신에서 온다.
배우 주진모는 확신이 있나?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는 확신이 없다. 연기를 해나가면서 극중 인물의 마음이 잡힐 무렵에야 확신이 생긴다. 그럴 땐 욕심을 많이 부린다.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네 멋대로 해라' 하고 허락한다면 뭐부터 할 건가? 약간 아웃사이더 배우처럼도 굴어보고도 싶고(웃음). 제일 큰 욕심이라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영화라는 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매체인 만큼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겠지.
직접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영화를 찍을 건가? 배우로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거기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가 왜 그런 행동을 했고 왜 그렇게 살았는지 이해하게 되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이런 작품들을 꼭 해보고 싶다.
감독 주진모 말고, 배우 주진모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편인가? 흠,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배우라서 행복하다. 이렇게 쉬는 기간이 제일 불안한 시간이다. 일단 할 작품을 결정하고 나면 신이 난다. 그 인물에 빠지고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하다. 촬영에 들어가면 얼굴 표정이 나도 모르게 바뀐다. 배우를 하기 전에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처음 느꼈고, 계속 하다 보니까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걸 알기 됐다. 내가 노력하고 생각할수록 결과가 나오는 직업이니까. 생각의 틀을 계속 깨뜨리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걸 만들게 되니까 참 행복한 직업 아닌가.
어릴 적에는 어떤 아이였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전혀 특별한 구석이 없었다. 멋 부릴 줄 몰라서 늘 삭발하고 다녔고. 배우가 되고 나서 학교 때 친구들이 나를 못 알아봤다.
그때는 꿈이 뭐였나? 체육 선생님. 운동을 좋아했으니까. 근데 주위의 선생 하는 친구들을 봐도 그렇고 나한테는 선생보다는 배우가 나은 것 같다. 일단 자유롭잖아.
아까 촬영하면서 기타를 만지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더라. 메탈 밴드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다. 로커의 꿈을 가진 적도 있었나? 있었다. 음악 좋아한다. 주로 록 음악을 듣는데 지금도 차 타고 드라이브하면 아무 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크게 록 음악을 틀어놓고, 기분에 따라 클래식도 가요도 듣는다. 군대 가기 전에 친구들이랑 밴드를 결성해서 공연도 하고 그랬는데 나는 기타를 쳤다. 그때는 언니들한테 인기 많았는데(웃음). 어찌 됐든 내 적성에는 역시나 로커보다 배우가 맞는 것 같다.
그럼 지금 꿈은 뭔가? 이뤘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근데 꿈은 유지하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꿈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가야 하는 거겠지.
그래도 욕심은 늘 생기기 마련 아닌가.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 주진모라는 배우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한 작품이나 연기가 볼만하다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 그 외의 욕심은, 누구 말대로 끝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가끔 내 본질을 냉정하게 다시 바라보는 시기가 온다. 아, 내가 생각보다 내공이 차 있지 않구나. 그런 시기에 욕심을 좀 내려놓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머릿속에서 앞으로의 일을 다시 설계 하기도 하고 그런다.
멋진 이야기다. 하지만 아까 스타일리스트한테 하는 말을 들었다. "야, 오빠도 배우 생활 하면서 패셔니스타라는 말 좀 한번 들어보자." 이 말을 들었다는 거지? (웃음) 말은 거창하게 해도, 크고 작은 욕심들은 늘 생긴다.
나는 반대다. 배우 주진모에게는 겉은 투박해도 속은 진국인 옛날 사내 같은 느낌이 있다. 패셔니스타로 변모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여자들도 많을 거다. 그런가? 브랜드를 모르고, 핏이 어떻고 이런 걸 별로 신경 안 썼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패셔니스타나 쇼핑광이 되지는 못할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외모가 배우 주진모에게 손해라고 생각하나? 나 재밌는 놈인데, 코미디 작품을 안 시켜준다. 하고 싶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안 시켜준다(웃음). <미녀는 괴로워>도 김용화 감독이 사적으로 나를 잘 아는 감독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다. 개인적으로 폼 잡는 스타일도 아니고 성격도 밝은데, 이제까지 해온 작품들이 대부분 캐릭터도 세고 남성성이 강한 역할들이라. <미녀는 괴로워>는 심각하게 눈에 힘 주고 그런 것 말고, 내가 나오는 신 한 신라도 조금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선택한작품이다.
이미 차기작을 결정했다는 뉴스를 봤다. 또다시 곽경택 감독과 만났다. 하긴, 곽경택 감독이 당신을 좋아할 만하다. 곽 감독은 남자들의 세계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는 감독인 것 같다. 호흡이 잘 맞아서 예전부터 계속 다시 한 번 하자고 했었는데 <적>이 워낙 큰 예산이 들어가는 대작이라 준비하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곽경택 감독님은 겉은 완전히 남자다워 보이지만 속은 순수하거나 모자라고, 인간적인 남자의 의외성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코드를 좋아한다.
하지만 <무사>를 찍은 김성수 감독은 주진모 안에 여자가 있다고 말했었다. 어느 쪽이 진실인가? 섬세하다는 건지, 소심하다는 건지(웃음). 소심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자란 환경 자체가 누나만 셋 있는 집안이다. 어릴 때는 남자들의 세계보다는 여자들의 세계를 더 많이 보며 자랐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자다운 남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랬다.
요즘도 야구를 하나? 다음 주에는 일본 도쿄 돔에 가서 일본 프로 야구 선수들과 경기한다. 나름 국가 대표로 가는 거다(웃음). 우리 팀이 영화배우들로 이루어진 팀이지 않나. 김승우, 장동건, 황정민, 공형진, 지진희, 현빈, 이런 사람들이 멤버인데 재밌는 건 야구를 할 때는 철저히 단체생활을 한다는 거다. 지금부터 식사하러 갑시다, 하면 줄 서서 식사하고. 짜장면으로 통일합시다, 하면 다 짜장면 먹고. 장동건이라는 큰 배우가 야구장에서는 선발로 못 뛸 수도 있고. 그런 걸 같이 겪는다. 배우로서 혼자라고 생각하며 살던 사람들이 그날 만큼은 우리끼리 만든 법을 지키며 사는 거다. 근데 그 순간이 너무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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